최신호 (29호 2019년 1~4월호)

지난 호

특집2

신자유주의와 대학 구조조정

알렉스 캘리니코스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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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패턴은 영국 자본주의의 일반적 특징, 즉 한 세기가 넘도록 제조업 부문 투자 부족이라는 만성적 문제에 시달려 왔다는 점을 반영한다. R&D가 집중된 분야는 영국에 기반을 둔, 아직은 비교적 견실한 산업체들이다. 그러나 램버트는 경고한다. “이제 이런 기업들은 모두 국제적 기업이 됐고, 영국과의 문화적·지적 연계는 10년 전보다 약해졌다.” 그래서 이 기업들은 점차 R&D를 영국 외부로 이전할 수 있었는데, 다국적기업들은 활동 무대를 그들의 핵심 시장 근처로 옮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18

한편 램버트는 R&D 수행 방식이 전적으로 변했다고 지적한다. 20세기 초 대기업들은 스스로 연구소를 두고 연구하는 경향이 있었다. 독일 화학 산업과 미국의 벨 연구소 등이 그런 사례였다. 그러나 이제 이런 상황은 변하고 있다. 요즘은 제품이 너무 복잡해져서 한 기업이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아주 다양한 기술을 연구해야 한다. 격심한 경쟁으로 심지어 가장 큰 기업들도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서 비용을 절감해야 하고, 자체 연구소를 축소하거나 심지어 폐쇄해야 했다. 결국 개별 연구자들은 이곳저곳을 전전하거나 벤처 자금을 조달해 스스로 소규모 기업을 차리기도 했다.

그러나 R&D는 생산성과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여전히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램버트는 기업들이 소홀히 하는 일을 맡는 것이 대학과 국가의 임무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변하는 상황에서 대학은 기업에게 매우 매력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뛰어난 대학 연구자들은 국제적 네트워크에 속해 있다. 그들은 자기 분야 첨단 기술의 국제적 흐름을 안다. 기업 연구소나 공공 연구소와 달리 대학 연구소들은 학부생, 대학원생, 교원의 형태로 똑똑한 연구자들이 새로 유입되면서 끊임없이 활력을 얻는다.19

미국의 경영학자 헨리 체스브로가 말하듯이,

[기업] 연구소들의 방향이 기초 연구에서 멀어진 상황을 감안하면, 1960년대 이래로 이 연구소들이 확산시켰던 수많은 혁신이 앞으로 되풀이되기는 힘들 듯하다. 그러므로 앞으로 20년 동안의 혁신을 창출할 씨앗은 사회의 다른 곳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정부와 대학이 이 불균형 문제를 다뤄야 할 것이다. 대학은 갈수록 기초 연구의 중심지가 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은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상업화한 대학과 협력해서, 이런 연구 성과들을 반영하는 혁신적 제품을 생산해야 할 것이다.20

덧붙여 램버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런 변화가 특히 영국에 중요한 이유는 대학의 연구 실적은 국제 경쟁에서 우위에 있지만 기업의 연구 실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잘만 된다면, 영국 기업들은 이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중요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21 다양한 국제적 성과 지표를 보면, 영국의 대학들은 대체로 세계 2~3위(미국 대학들이 계속해서 1위를 차지한다)인 반면 영국 기업들의 국제적 수준은 그보다 떨어진다.22 따라서 대학이 나서서 기업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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