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9호 2019년 1~4월호)

지난 호

특집2

신자유주의와 대학 구조조정

알렉스 캘리니코스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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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려면 많은 생각과 노력이 필요하다. 유럽사회포럼은 유럽 전역의 교육 운동가들이 만나서 생각을 교환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런 활동은 교수들보다는 중고등학교 교사들과 교사노조에서 훨씬 더 발전한 듯하다. 그러나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면, 다른 대학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오늘날 대학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포함해서 온갖 잡다한 사회적 기능을 한다.

● 개인의 자기 계발

● 복잡하고 사회적으로 유용한 기술 습득

● “순수한” 연구, 즉 지식 자체를 위한 연구 활동

● 상업적·군사적 연구 활동

● 응집력 있는 지배계급 재생산을 지원하기

● 심지어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까지

최근의 대학 구조조정은 대학을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필요에 매우 직접적으로 종속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평생·고등교육부 장관인 빌 래멀이 2005년 입학 시즌에 철학, 역사, 고대 그리스·라틴학, 미술 같은 학과의 지원율 하락이 “나쁠 것 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도 당연하다. 그는 “학생들은 취업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을 고르고 있다”고 설명했다.72

그러나 앞에서 밝힌 기능을 모두 똑같은 기관이 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 역사적으로도 그렇지 않았다. 과거 두 세기 동안 매우 영향력 있는 사상가들(예컨대 다윈·마르크스·프로이트)은 대학 외부에서 연구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프린스턴의 고등연구소에서 학자의 길을 마감했지만, 그 전에 제네바 특허청 직원일 때 물리학의 혁신을 일으킨 논문을 썼다. 제2차세계대전 후에야 대학은 비판적 사회이론이 발전하는 주요한 장소가 됐고, 많은 사람들은 이 결과로 학자들을 독자층으로 겨냥한 난해한 이론적 담론들이 생겨났다고 생각한다.73

우리는 기존 대학에서 가치 있는 부분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적 대학 개편을 물론 저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준 낮은 기업 언론의 영향력이 막강한 이때, 대학이 비판적 사고가 생겨날 수 있는 지적 공간을 계속 마련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진정으로 민주적인 사회에서 대학이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자기 계발, 새로운 기술 습득, 연구 활동 같은 가치 있는 일들을 모두 똑같은 기관이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사람이 인생의 특정 시기에, 대체로는 성인이 되고 난 직후에만 교육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평생 교육” 운운하는 관료들의 말에 담긴 일말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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