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9호 2019년 1~4월호)

지난 호

특집2

신자유주의와 대학 구조조정

알렉스 캘리니코스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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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의 시험 거부 투쟁은 결국 누가 먼저 눈을 깜박할 것이냐, 노조냐 아니면 사용자냐 하는 치킨 게임이 돼 버렸다. 불행하게도 눈을 먼저 감은 쪽은 통합을 앞둔 두 노조의 지도부였다. 지도부는 찬반 투표 전까지는 쟁의 행위를 취소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파기하고 며칠 전에 거부한 것과 별 다를 바 없는 협상안을 받아들이며 시험 거부를 중단했다.

노조 고위 상근간부들은 시험 거부가 무너지기 시작했고(그들은 시험 거부를 실질적으로 지원하지도 않았다), 투쟁을 지속하면 많은 대학의 경영진이 중앙 임금 교섭에서 철수할지도 모른다는 논리로 이 투항을 정당화했다. 지역별 교섭이 실질적 위협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노조의 힘을 사용하는 것이지, 유약함을 보이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시험 거부의 위력은 많은 교수들이 자신의 노조를 얼마나 지지하는지를 잘 보여 줬다. 이 점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아마 일부 오래된 대학들이었을 텐데, 이런 대학에서는 젊은 계약직 강사들이 대학교원협의회 지역 조직들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으며 진정한 노동조합 지부답게 바꾸어 놓았다. 이처럼 시험 거부 투쟁은 대학노조의 잠재력을 힐끗 보여 주는 동시에 지도부가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강제하려면 좌파가 통합 노조 안에서 효과적으로 조직돼야 한다는 것도 보여 줬다.

전국고등교육교원협의회와 대학교원협의회의 대체로 진보적인 정책과, 그 간부들이 시험 거부 투쟁에서 보인 행동 사이의 간극은 대학 강사 노조만의 새롭거나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 노동조합 고위 상근간부들은 흔히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서 중재자 구실을 하는 독특한 사회 집단을 이룬다. 그들은 착취를 끝장내려고 투쟁을 이끌기보다는 노동자가 착취당하는 조건을 개선하고자 협상한다. 비록 최상의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 조합원들이 지도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조직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새로운 대학노조의 좌파 활동가 조직인 ‘UCU 레프트’는 2006년 6월 첫 총회를 열었다. 그들은 필요하다면 고위 상근간부들과는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강력한 현장 조직을 건설해야 할 것이다. 넓은 정치적 시야도 필요할 것이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대학에서(다른 직장에서도) 많은 노동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린 것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맞설 대안이 없다는 생각이다. 대안세계화 운동이 이룩한 가장 중요한 성과는 이런 생각에 도전해서, 시장이 으뜸인 세계가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님을 보여 준 것이다. 대학에서 좌파가 가장 효과적으로 활동하려면 신자유주의와 전쟁에 저항하는 전 세계적 운동의 일부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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