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9호 2019년 1~4월호)

지난 호

특집2

신자유주의와 대학 구조조정

알렉스 캘리니코스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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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국의 대학 체계는 언제나 옥스브리지[6]를 정점으로 한 서열을 반영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정부 정책 탓에, 특히 연구실적평가 탓에 이런 서열이 강화되고 재편되고 있다. 2001년 연구실적평가 결과에 따라 대학들은 1부터 5*까지 등급이 매겨졌는데, 5*이 최고점이었다. 그 후 정부는 6*(전에 5*에 해당하는 등급)을 최고점으로 하는 새로운 등급을 개발했고, 6* 등급이 받는 연구비는 실질 기준으로 금액이 더 늘었다. 5* 등급이 받는 돈은 물가 인상을 반영하면 동일했고, 나머지는 모두 실질 금액이 줄었다! 정부는 사실상 골대를 옮긴 것이다. 당시 평생·고등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마거릿 호지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첫째로 세계 수준의 대학들에, 둘째로 상향 추세에 있는 대학들에 자금을 집중하고자 한다.”31

5*

33,634파운드(현역 연구자 한 명당)

6곳

5

26,579파운드

16곳

4

8,520파운드

10곳

4 미만

없음

12곳

영국 철학협회의 연구 결과를 보면 연구비가 어떤 식으로 집중됐는지를 알 수 있다. 2006~07년 철학과들 사이에서 등급별 연구 기금 1천만 파운드가 위과 같이 배분됐다.

정부 백서인 《고등교육의 미래》는 이런 식으로 연구비를 집중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국제적으로 비교해 보면, 독일·네덜란드·미국(연구와 석·박사 학위 수여가 “4년제” 대학 1천6백 곳 가운데 2백 곳에 집중된 나라) 같은 나라들은 비교적 적은 대학들에 연구를 집중한다. 이와 비슷하게 중국 정부도 세계 정상급 대학 열 곳을 세워 여기에 연구비를 집중하려는 계획이 있고, 인도에는 국립기술연구원National Institute of Technology이 전국 다섯 곳에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가 연구를 조직하는 방식을 재고해야 하며 세계 최고의 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연구 기관을 많이 보유해야 함을 알 수 있다.32

언제나 그렇듯이, 국제 경쟁이라는 위협, 무엇보다 중국과 인도의 위협이 구조조정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된다. 연구비 집중 정책의 논리는 대학 시스템을 미국처럼, 즉 꼭대기에는 “세계 최상급 대학”들이 있고, 비교적 많은 대학은 연구도 조금 하지만 주로 강의를 하고, 밑바닥에는 노동계급 가정의 가난한 학생들에게 기초적인 직업 교육을 하는 커뮤니티칼리지 같은 대학들이 있는 구조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런 대학 서열화는 이미 학교 교육에 만연해 있는 계급 간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그 결과, 영국 대학에서 강의는 연구보다 뒷전으로 밀린다. 대학이든 개인이든 성공과 보상은 연구 실적과 연계된다. 이는 현재 매우 만연해 있는 이데올로기, 즉 학생들을 강의 선택의 자유를 누리는 소비자로 취급하는 이데올로기와 모순되는 듯하지만, 지난 20년 넘게 추진된 고등교육 구조조정의 필연적 결과다. 이런 소비자 이데올로기가 정당화하는 우수성보증국 평가는 정부가 대학을 통제하는 또 다른 메커니즘일 뿐, 대학 시스템의 근본적 성격을 바꾸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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